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미디어에 대한 오해와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

미디어에 대한 오해와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

<나비다 미디어 한종훈 대표>

언론이 우리와 맞서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그러나 언론이 우리편이면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필자는 2008년 언론학 원론 강의를 하는 국내 저명한 미디어 학자를 만났다. 그는 미디어 역할로 수용자 상품론을 언급하며 이렇게 신랄하게 이야기하였다.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가 된다고? 아니야. 아니지. 기사로 사람을 낚아 기사에 딸려 있는 광고를 자연스럽게 보게 해서 구독자들을 광고주에게 팔아넘기는 것 ! 그것이 기자의 역할이야.”“뭐? 작품성 높은 드라마를 만드는 PD? 틀렸어! 드라마로 아줌마들을 낚아서 드라마 앞 뒤에 붙은 TV광고를 물 흐르듯이 보게 해서 시청자들을 광고주에게 인도하는 안내자가 PD야.” 

그렇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소비를 촉진시키도록 미디어 수용자를 하나의 상품으로 자본가에게 팔아 넘기는 미디어의 역할 규정에 대한 오해가 지금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도 피해 갈 곳이 없다.

아침10시, 저녁8시, 밤10시만 되면 시종일관 초호화 배우들의 매력적인 모습들이 가득담긴 드라마, 또는 스토리 전개상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막장반전 드라마로 남녀노소의 마음을 뺏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거나, 드라마 홈페이지에 팬들과 안티들이 댓글 전쟁을 벌인다. 또 연예인 노출, 스캔들 등 자극적인 기사들로 네티즌을 낚는 뉴스기사가 쏟아지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황색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이 만연한 사회 속 모습이다. 

우리나라 미디어의 모습이 어그러진 이유를 찾는 것은 역사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약 100년 전 1909년, 처음으로 미국에서 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이 학문으로 처음 개설될 때부터, 그 배경이 학문적 욕구로서가 아니라, 과연 어떻게 기자, PD를 잘 훈련시켜 광고를 연결하여 새로운 소비를 창출할 것인가가 이유였다고 하니 미디어에 대한 인식과 오해는 그 시작부터가 어딘가 왜곡되어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과거의 전쟁과는 다른 대량학살을 인류는 경험했으며, 이런 전쟁이 국가의 흥망을 결정짓고, 전쟁의 현대적 변화로 심리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즉 수 만병의 아군 병사를 어떻게 정신적으로 무장시킬지, 또 적군의 설득메시지에 어떻게 저항하고 거부하게 할지를 미디어로 세뇌시킬 필요가 생긴 것이다. 더 나아가 전쟁 이후에도 생산의 경제학을 신봉하며,산업자본을 쥐고 흔들었던 자본가들로 시작된 공급과잉과 경제 대공황 속에서 소비가 위축되는 것에 더 이상 해결책이 없자, 타개책으로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한 것이었다. 

게다가 중요한 2가지 사건이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을 촉발시켰다.

첫 번째 사건은 1912년 타이타닉 침몰사건이다. 주변 30분 가량에 거리에 여러 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500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무선통신의 개발요구로 라디오가 등장한다.

두 번째 사건은 존 하우스먼(John Houseman)의Invasion from Mars 라디오 드라마의 등장이다. 크나큰 운석이 지구로 날아와 뉴저지에 떨어졌고, 그 안에서 나타난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하여 정규방송을 끝낸다는 라디오 드라마였다. 문제는 라디오극을 실제로 믿은 청취자들중 뉴욕 600만 인구가 탈출 및 이동하는 대혼란을 경험하면서 라디오 위력의 가공한 영향력을 증명하였다. 이는 곧 Magic Bullet Theory(미디어대효과이론 중 탄환이론)가 설득력을 얻게 하였고, 언론학자들은 미디어에 대한 강력한 효과를 설명하고자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이론에서 빌려와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사람은 철저히 고립된 사람이고, 원자화된 사람이다. 그러므로 미디어가 메시지를 전달하면 바로 영향 받는다.

미디어에 대한 역사적인 연구를 살펴보아도 미디어는 자본과 강력하게 결합하여 오늘날까지 정치, 경제, 사회문화 분야에서 사람들의 여론과 인식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비다 미디어가 지향하는 “사회 속 소외된 작은 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이냐는, 누가 듣겠느냐는 일반사람들의 비아냥에 해답할 길은 정말 없는 것일까? 

주류 미디어의 행태를 쫓아 나비다 미디어가 자극적인 재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여 시청자를 광고주에게 팔아 넘겨 돈을 벌고 영향력을 갖는 미디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협소한 비영리분야, 아무도 관심없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고, 영향력도 미비한 미디어가 될 것인가?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나비다 패널들은 여전히 후자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비영리분야에서 빛도 없이 일하는 활동가들, 그리고 빈곤하다 못해 극단적 자살까지 생각하며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또 가까스로 희망을 움켜쥐었으나, 손 안에 모래처럼 다 빠져나가 절망 속에 신음하는 이들을 위한 미디어야말로 나비다 미디어의 진정한 비전이라고 합의(consensus)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비다 미디어는 글 서두에 아브라함 링컨의 말을 이렇게 치환하며, 지금도 소외된 한 사람의 목소리를 찾아 가냘픈 날갯짓을 한다.

미디어가 사회적 약자와 맞서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나비다 미디어가 사회적 약자편이면 우리는 조금씩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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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다미디어 팟캐스트 : http://jonghoonhan.ibl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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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uch 2호의 주제인 “오해”에 걸맞게 나비다 미디어는“공간”에 대해 오해, “공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는 방송을 준비했습니다.나비다 팟캐스트 제26회 Fair Space구민근 대표 “소유의 공간에서 공유의 공간으로”편입니다.

나비다 팟캐스트 제26회 Fair Space 구민근 대표 “소유의 공간에서 공유의 공간으로”편http://jonghoonhan.iblug.com/index.jsp?cn=FP1330549N002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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